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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에 쌓인 먼지. 봄날 발코니에는 잠깐만 방치해도 어김없이 송화가루가 쌓입니다. 여느 날처럼 담배 하나 물고 의자 끌어 앉고 보니, 비바람에 뿌옇게 쌓인 세탁기가 보이더군요. "고놈 참....제딴에는 우리 깨끗하게 해주는 놈인데...." 예전에 그런 일이 있었지요. 모 마트에 진열대가 부서져 고쳐달라는 의뢰를 받고 간 그날... 자기들 창고에 부품들이 있다 하길래, 그 먼지 쌓인 창고 뒤져 뒤져서 끙끙대며 가져갔는데. 진열대 한쪽 구석에서 지네가 기어나온 겁니다. (그 마트가 숲과 접한 변두리의 1층이라 아마 외부에서 들어온 듯합니다만) 고치는 거 보러 온 그 판매원 아줌마들 중에 한 명이 아주 기겁을 하더군요. 그리고는 하는 말. "아저씨 몸에서 나온 거 아니에요!?" 저는. 현장직 사람들 가리키며 공부 안하면 저런 사.. 2021. 6. 17.
군중 심리학 - 귀스타브 르봉. 참 이상하다. 왜 그 똑똑하다는 사람들이 모여서 저런 바보 같은 결정을 하는 걸까? 왜 처음의 그 고결했던 이상은 사라지고 택도 없는 결과가 일어나는 거지? 평소에 이런 질문들이 생기는 분들께는 저 책을 한번 권해봅니다. 책이 나온 지 무려 백 년이 넘었는데, 여전히 군중들(사람들)의 행동양식에는 큰 변화는 없는 것 같아요.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이해 안되던, "왜 모이면 ~~ 밖에 안되나?" 하는 부분들에 대한 이해가 생기시리라 봅니다. 르봉 할아버지가 활동하던 시기가 1900년대 초이니, 다들 아시다시피 온갖 이념들이 태동하고 상쟁하던 시기였지요. 프랑스혁명 이후의 프랑스 내 사회 논쟁들과 갖가지 사회주의니 공화주의니 거기다가 니체, 프로이트 등등등. 어휴. 듣기만 해도 머리가 어질어질하지요? 쓰는 .. 2021. 6. 17.
수돗물도 고마웠습니다. 벌써 몇 년이나 흐른 것인지, 이제는 흐뭇한 추억 하나 올려봅니다. 하던 사업이 망가지고 헤매던 그때... 쫓겨나고 쫓겨나다 보니 그야말로 허름한 촌구석 시골집에 방 한 칸 겨우 얻어서 살았던 적이 있었지요. 추운 겨울이 지나고 울긋불긋 꽃이 하나둘 피던 봄날에는 유독 지네들이 많이 기어 나왔던 그 방... 저 옛날 흙집에 도배만 해놓은 듯, 맞는 거 하나 없던 벽들.... 지금 생각하면 참 웃프기도 한 그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몇푼 벌어 입에 풀칠도 겨우, 결국에는 이러다 죽는 건가 절망하던 날에, 당시에는 그 싼 사글세도 제때 못내서 눈치 받고는 했었지요. 하루한끼 라면하나로 버티다가 겨우 어찌 밥한끼 먹다가, 어느 날인가 아무것도 없어 쫄쫄 굶던 그때, 참 희한하죠? 굶으니 본능이 말을 하는 것인지.. 2021.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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