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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 이 책 어떠세요?

산해경(山海經) 정재서 역주 - 동양 판타지의 보고(寶庫).

by 행복살이 2021.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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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북유럽 신화 소개 때에 제가 동양 판타지 한 권 소개해 드린다고 했었지요?
오늘 들고 나온 "산해경(山海經)이 바로 그 책입니다.

북유럽 신화가 궁금하신 분은 여기 한번 보시고요.
북유럽 신화 - 케빈 크로슬리-홀런드

북유럽 신화 - 케빈 크로슬리-홀런드

오늘날 너무나 유명해진 이야깃거리가 담긴 책 들고 왔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유튜브 촬영은 실패하고. 오랜만에 책 소개나 해야겠다 싶었는데, 마침 요 녀석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어찌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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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무협지 혹은 무협만화 좋아하고 자주 보시는 분 계시지요?
그분들에게는 못해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름일 겁니다.
저 또한 어렸을 때, 무협지에서 종종 산해경에서 어쩌고 저쩌고 하는 걸 봤었거든요. ㅎㅎ.
그래서 가졌던 호기심으로 사보게 되었던 책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협지에 인용한 대부분은 "산해경"이라는 책 이름만 따왔을 뿐, 실제 내용은 오로지 작가의 상상이었다는 것이 문제였었지요.
오히려 제대로 인용을 해서 써먹었어도 됐음직한 내용들도 많은데, 작가들 수준이 좀....(넘어갈게요.^^)
그러나 개중에는 우리와도 너무나 밀접한 이야기들도 나오니, 이번 책 소개 한번 보시면 꽤나 재미있으실 겁니다.

그럼, 시작해 볼까요?


산해경이란 중국의 대표적인 신화서이자 지리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라고 할 것이 없이 전해져내려온 바를 분석해봤을 때, 가장 이른 시기는 서주 초기 B.C 12세기로부터, 가장 늦게는 위진시대인 A.D 3~4세기에 이르기까지의 커다란 시차로 주장되고 있어서 한 마디로 단정해서 언제 만들어졌다 라고 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다만, 작자 및 성립지역을 초나라 사람 및 초나라로 보는 견해와 중산경의 경우 춘추전국시대로 보는 견해가 현재 지배적인 의견이라고 합니다.

시대며 사람이며 그러하다 보니, 오늘날의 시각으로 봤을 때의 방위며 거리 등이 맞지도 않을뿐더러, 그게 맞다고 할 수조차 없으나.
다만, 고대인들의 방위적인 개념이나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상상력을 살펴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 보시면 되겠습니다.
아무튼, 책에 대한 여러 방면에서의 설명은 책을 읽어보면 나오게 되니 생략할게요.

사실 책 서문에 해당하는, 책에 대한 중국을 포함한 각 역자들의 설명만으로도 50여 페이지를 할애할 만큼, 정재서 선생님의 책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바라는 마음이 느껴졌었는데요.

그것은 나중에 마무리에 다시 한번 소개해 드릴게요.
저 또한 평소에 늘 품고있던 의문들과 관련이 많아 정말 공감되는 부분이었답니다.

이 산해경은 크게 산경(山經)과 해경(海經)으로 나뉜답니다.
산경이 좀 지리서적인 개념이라면, 해경은 신화서적인 개념을 많이 담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무튼 책에 대해서 말로만으로는 설명이 어려우니, 사진 몇 장 올려가면서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너무나도 익숙한 구미호가 산해경에 나옵니다!
봉황도 나오고요!!
기발한 상상력. 얼굴이 전혀 없는 신. 무려 가무를 이해하는 신이라고 합니다.^^

제가 북유럽 신화에 못지않다고 말씀드렸었는데요.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대인들의 상상력이란 오늘날 우리와 비교하더라도 하등 차이가 날 것이 없음을 봅니다.

오히려 우리가 고대인들의 상상력을 빌려 쓰고 있으니, 상상력 자체로는 현대인들이 더 떨어질지도 모르겠네요.^^

추오? 설마 웹툰 "호랑이 형님"에 나오는 그 추오? ㅎㅎ 재미납니다.^^

사실 우리와 연관있는 영물들 사진 고르느라 이 정도 찍었습니다만, 책 시작부터 끝까지 나오는 신들과 괴물들이 그림 없는 것까지 하자면 수백여 종류가 나옵니다.

소인국에 대인국에 외눈박이에 여인들만 사는 나라, 그런 정도는 기본으로 있습니다.
일일이 소개할수도 없으니, 그런 부분은 책을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리고요.

우리 역사와 상관있는 이야기들로 다시 올려보겠습니다.^^

중화주의와 일제 식민주의의 폐해. 누가봐도 요녕 난하라는 저자의 주장이 일리있을 겁니다.
청구 그리고 구미호. 산해경에서 보이는 구미호의 의미와 가장 가까운 민족이 우리 민족의 구미호. 이건 뭘 뜻하는 것일까요?
북애자의 규원사화의 풀이가 어떻게 와닿으세요? 그것도 위서라고 문장이 안되는 풀이를 믿어야할까요?

산해경 당시의 우리 민족에 대한 표현은 다양하게 나옵니다.
숙신, 예맥, 대인(큰 사람들이라 앉아서 배를 조종한다고.. 오늘날에도 동아시아 평균키가 제일 큰...응???)
그리고 그들은 공통적으로 위 표현처럼 남을 아끼고 사랑한다는 그런 표현들이 나옵니다.

지금까지도 말하는 홍익인간..... 저는 참 이상하더군요.

고대 전설인 열개의 태양 중 아홉개를 격추시켜 오늘날의 하나의 태양을 만들었다는 '예'라는 우리 민족의 영웅.

우리가 활을 괜히 잘 쏘는 게 아니라니까요. ㅎㅎㅎ

아. 그리고 지금부터 하는 말은 재미로만 들어주세요. ^^

그 이현세 작가님의 '천국의 신화'라는 만화, 아시는 분들은 아실 겁니다.
서왕모니 반고니... 그리고 그 유명한 탁록대전!! 치우환웅과 황제!!
네. 위서라고 말이 많은 그 책을 참고로 하셨던 만화이지요?

그런데 산해경에도 또한 황제 염제 치우 이런 이야기들이 중간중간 나옵니다.
삼황오제의 다른 성씨들 또한 등장하고요.

사마천의 "사기"가 위서라는 (대학 때 사서 보고 버렸지요. 옛 고사들은 재미나게 봤습니다만, 역사로서는 아니다 싶어서) 일각의 주장에 이런 말이 있더군요.
치우비(치우환웅의 동생)가 죽은 것을 치우천왕이 죽은 것으로 바꾸어 황제의 정통성을 바꾸었다! 그래야 천자의 나라가 되니까!
따지고 보면, 황제도 하화족(지나족, 한족)을 지배하게 된 우리 민족이라는... 황당무계함입니다만... 과연??

그런데 청구국이라는 곳이 나온단 말입니다? 그것도 중국인들이 쓴 책에?
물론 정확한 개념은 아닌 고대의 지리서 겸 신화서이긴 합니다만...
오늘날에도 유달리 '청'자가 많이 들어가 있는 중국 지역이 있지요? 맥주로 유명한 그 동네요.
치우환웅이 산동지방을 점령하고 청구라 이름지었다는 것과 묘하게 일치하는데...?

제가 특정 종교 - 환단고기는 모 종교에서 교과서처럼 쓰고 있지요 - 편들자는 이야기가 아니라요.

당시 산해경을 봤을 때도 그 답답함이 밀려왔었거든요.
"도대체 왜! 우리 고대사는 우리가 적어둔 책이 없는가!!" 하는 답답함 말입니다.
한편으로는, "우리 상고사는 왜 죄다 위서라고만 하는가? 그리 정한 기준은 누구의 기준인가!" 하는 반항심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겨우 삼국유사라니..... 한때는 역사 전공을 해볼까도 고민했었던 저로서는 그 답답함이 참 싫었었는데요.
요번에 소개하려고 꺼내보니 여전히 그렇더군요.

말하자면, 풍부한 자료가 있어서 이 썰 저 썰 갑론을박에 척 펼쳐보고 궁금증을 해소해버리면 되는, 그 간단한 것을 못하는 답답함 말입니다.
저는 그게 지금도 너무 싫습니다. ㅎㅎ.


중국에선 자기가 이겼다고 '치우'는 지방 반란세력으로 치부.
(그래 놓고 동북공정으로 이제 치우마저도 자기 조상이라고 하지요. 환장할 노릇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이겼다고 황제가 신시의 규범을 따르겠다고 항복.

아무튼 산해경의 동쪽과 북쪽은 빠지지 않고 우리 민족이 등장하거든요?
북으로는 황하, 동으로는 산동지역이, 마치 경계선인 듯 그려진단 말입니다.
작성자가 만약 초나라 설이 맞다면, 이 또한 묘하게 맞아떨어지는데...

이후 시대로 백제의 '요서, 산동 지배설'과도 이어지는 맥락일까요?
산동 사람들은 현재도 스스로를 중국인이라 하지않고, 산동인이라 부른다지요?

그래 봐야 비전공인 제가 더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마는, 학자들의 적극적인 연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고보니,
판타지 책 소개한다고 해놓고, 역사 타령을 하고 있네요. ^^
아무래도 우리 사는 동네다 보니 이런 말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휴.... 이왕 꺼낸 말. 그래도 이 말은 해야겠습니다.

"우리 책 수만 권, 수십만 권 없애버린 왜놈들아!!
네놈들 또한 분명히 그 죗값만큼 퇴보할 것이니 감사하게 망해가거라!!"

뭐 우리 덕분에 잠시 반짝했던 그곳 국운도 이제 다해가는 듯 하니,
다시 예전의 왜구들이 될 날도 멀지 않은 듯합니다만...

다시 돌아와서.

이 산해경은 이후 중국 문학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요.
유명한 '서유기'나 '봉신연의'에 산해경에 나오는 괴물들을 차용하기도 하고, 중국판 걸리버 여행기라는 '경화연' 등에도 차용하였다 합니다.

이제 역자의 서문 중에 한 부분 옮겨드리면서, 정리합니다. (글에 나오는 인명은 다 중국학자들입니다.)

"산해경"에는 조선, 개국, 숙신국, 맥국 등 고대 한국과 관련되는 나라 이름이 등장하고 다수의 학자들에 의해 이른바 동이계(東夷系) 문화로 간주되는 내용들이 적잖이 포함되어 있어 우리의 눈길을 끈다.

예컨대 원가를 비롯한 다수의 신화 학자들이 순(舜)과 예(羿) 신화를 동이계 신화로 단정하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손작운 같은 학자는 아예 "산해경" 전체를 동이계의 고서로서 간주하고 있을 정도이다.


소위 요순시대의 순임금을 말합니다.
예는 바로 위에 소개해드렸고요.

네.
비록 작성은 중국에서 되었으되, 내용은 그만큼 우리에 관련한 내용이 많더라는 것으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래서 결론.
책 자체는 단순 서술형이지만, 우리 상고사에 관한 재미있는 관점과 함께 보시면 상당히 흥미로우실 겁니다.
물론 우리 동네 고대인들의 상상력도 함께요.
아, 저처럼 스트레스는 받지 마시고요. 😂😂😂

긴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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