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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 이 책 어떠세요?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 류시화 엮음

by 행복살이 2021.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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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아시다시피 이 시집은 류시화 님이 적은 것이 아니고, 다른 여러 사람들의 시를 한데 묶어다 놓은 시집입니다. 

 

어제 글을 쓰다 보니 또 생각이 자꾸 나서 꺼내봤는데요.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했던 기억이요. ^^

 

인력사무소 다녔던 시절의 이야기.

 

시가 좀 깁니다만, 그래도 안 적을 수는 없겠지요? 

시작합니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 

금방 학교를 졸업하고 머지않아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으리라.

아니, 그런 것들은 잊어버렸으리라.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말하는 것에는 

신경 쓰지 않았으리라.

그 대신 내가 가진 생명력과 단단한 피부를 더 가치 있게 여겼으리라.

 

더 많이 놀고, 덜 초조해했으리라.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데 있음을 기억했으리라.

부모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알고

또한 그들이 내게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사랑에 더 열중하고

그 결말에 대해선 덜 걱정했으리라.

설령 그것이 실패로 끝난다 해도

더 좋은 것이 기다리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아, 나는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리라.

더 많은 용기를 가졌으리라. 

모든 사람에게서 좋은 면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그들과 함께 나눴으리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나는 분명코 춤추는 법을 배웠으리라.

내 육체를 있는 그대로 좋아했으리라.

내가 만나는 사람을 신뢰하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신뢰할 만한 사람이 되었으리라.

 

입맞춤을 즐겼으리라.

정말로 자주 입을 맞췄으리라.

분명코 더 감사하고,

더 많이 행복해했으리라.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킴벌리 커버거-

 


네.....

어떠신가요? 

 

사실 아직까지도 저는 '킴벌리'라는 분이 누구인지도 모릅니다. 어디 유명한 사람인지 동네 할머니인지 알아보려고도 안 했지요. 

책 제목의 제일 처음에 "잠언 시집"이라고 표를 해둔 것은, 거창함이 아니라 평범함을 말하고자 한다고요...

그 뜻에도 부응하고 싶어서요. ㅎㅎ

 

시의 내용을 보면, 겉으로 보이는 문화적인 차이도 느껴지실 테지만, 관통하는 삶에 대한 시선은 그것과 상관없음을 아실 거예요. 

저는 당시에 "아, 그래. 그래야지." 해놓고선 돌아서면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저 시집을 읽을 그때도 그랬었지요. 

그래요. 

시를 본 5년 뒤에도 저 시구가 생각이 나고. 

시를 본 10년 뒤에도 저 시구가 떠올라 후회하고....

 

후회가 없으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 현재 걸어가는 중입니다만. 

요즘은 좀 덜한 걸 보면요...

지금으로선 그저 감사함 외에는 떠오르는 게 없네요. 

종교적인 표현으로 하자면, '사랑'이고 '하심(下心)'이라고 하면 될까요? 

 

이것도 인연인 것인지, 20년이 넘은 지금까지 제가 저 시집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참...^^

사실은 책 무더기 뒤져보고 없으면 쓰지 말자 했었거든요?

구석탱이에 또 있데요....

 

요즘은 블로그 안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종종 듭니다. 

옛날 책들 다시 꺼내보기나 했을까 싶고, 사람들과 이리 수다도 떨었을까 싶고...

저는 참 일상이 재미나 졌습니다만.

 

사는 데 보면, 늘 무엇인가에 대한 겉치레 이해보다 그 실제 행함이 훨씬 더 중요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것을 얼마나 빨리 그리고 깊이 깨닫는가에 남은 인생이 달라짐도요....

 

우리는 지금, 무엇을 보고 살고 있는 걸까요? 

 

저처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하고 후회하는 분이 없었으면 좋겠는데....

뭐 다들 각자 인연 따라들 가고 오고 하겠지요? 

그 와중에도 더 밝은 쪽으로 가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소개글에 있는 이야기 붙여보면서 이만합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잠언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위대한 영혼의 순간적인 대오각성이라기보다는
평범한 삶들 속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수많은 시행착오의 축적이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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