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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유감 - 차 한잔 하고 가세요.

인력사무소 다녔던 시절의 이야기.

by 행복살이 2021.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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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또한 멋모르던 시절에 그랬습니다. (왜 그리 철이 없었을까요?)

인력사무소 나가면 인생 끝난 거라고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요. 

 

보통 별 탈 없을 때에 그저 머릿속 생각만으로 '설마 하니 거기까지?? 그런 일은 없을 거야' 라고 믿고 사는 경우가 많지요. 

그런데 살다 보니, 정말 없을 거라고 믿는 그 무엇과 맞닥뜨리는 일이 생기더군요. 

저 같은 경우는 더 그런 것이, 내가 부리던 사람에서 그 부림 받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

참 서글프고 묘한 뭔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그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지요. 이미 일어난 일은 그저 일어날 뿐. 

엎친데 덮치고 겹치고....

그 몇 년의 시간에, 당시에는 자살하는 사람 심정이 이해가 가더군요. 

 

다사다난의 개인사, 누구나 다~ 겪는 어려움. 

그 뭐라고 시시콜콜 쓸까요. 넘어갑니다. ^^

 

아무튼, "이대로는 안되겠다. 인력이라도 나가자!" 하고 결심한 그날...

어쩌면 저는 그 결심으로부터 제 생의 밑바닥을 다시 다져나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그제서야 제대로 다졌다고 해야겠지요. 

아직 젊은 나이에 겪게 됐으니, 이 얼마나 운이 좋은 케이스입니까. 안그런가요? ㅎㅎ


제가 또 결심을 하게 되면 용감해져서, 일단 들어가게 됩니다. 

 

그런데요. 그래도 힘든 것이, 혹시라도 일하는 곳에서 아는 사람 눈에 띌까... 괜히 주눅 들고, 고개도 못 들고...

제발 아는 사람 마주치지 말아라 라고 하면서 시작했거든요. 

 

지금 봐도 참 우습지요... 아니 그게 뭐 어때서? 

철이 없으니, 그런 체면 따지고 그랬던 거죠. 아무것도 아닌데. ㅎㅎ

그렇게 하루 이틀.... 정말 꾸역꾸역 나가서 적응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씩 적응이 되다 보니 또, 지금껏 해왔던 것에 비해서 쉬워도 너무 쉬운 데다가, 재미까지 느끼게 되더라고요?

 

왜 쉬운가 하니, 하라는 것만 하면 되니 이건 뭐 쉬워도 이리 쉬운 게 어딨나 싶더군요. (물론, 몸은 힘듭니다.^^)

제 분야 계신 분들 아시잖아요.

조금씩 차이는 있어도, 허공에 없는 물건 하나 세우기까지 얼마나 많은 것들을 생각해 내야 하고 필요로 하던가요?

세우기 전부터 세우는 중에도 다 세운 뒤에도... 어우야.... 징그럽죠? ㅎㅎ

 

그리고 왜 재밌나 하니, 그날 일한 거 그날 돈 받는 게 그리 재밌더군요. 

(얼마나 사업하면서 돈 못받았던 스트레스가 심했었으면....🤣🤣)


헌데 그러다 보니까, 또 뒤로 들리는 소리가 생기데요? 

 

"아. 저놈은 일하러 가면 쉬지를 않아서 같이 가기가 안좋다!"

"인력비보다 더 해주고 오는 놈이다! 인력비만큼만 해줘도 억울한데." 

 

아...... 이거 참....^^

어쩌면 그럴 만도 했을 겁니다. 몇 년을 다녀도 비리비리하던 사람에 비해, 한두 달 만에 인력소장의 눈에 들고. 

그러다 보니 저는 사무소만 갔다 하면 무조건 불려 나갔으니까요. 

그분들 눈에 저는 눈엣가시였겠지요. 

 

참 이상하다 했습니다. 

제 기준에서는 쉴 거 쉬어가면서 했는데, 안쉬는 놈이 되고. 

뭘 하면 성의 있게 하려는 게, 받는 것보다 더 해주는 놈이 되고. 

 

하지만 이미 그분들이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백번 이해하고 있었으니, 그런 거야 전혀 신경 쓸 일도 아니었지요. 

제가 그걸 모를 수가 있겠습니까?ㅎㅎ

비유가 좀 그렇지만, 대학생이 초등학생 쳐다보는 것 같은 일인 것을요. 

 

다만, 개중에는 정말 악랄한 인간도 있는가 하면, 정말 좋은 사람도 있는데, 그걸 어느 한쪽으로만 보고 있는 것이 좀 안타까웠다고 할까요. 

그렇지 않던가요? 부정적인 사람은 항상 자기 당한 것만 기억에 있고, 상대방의 안좋은 것만 바라보는 게, 아주 그냥 습관을 넘어 고정관념이 되어있지 않던가요. 

 

인간사 인간에게 달린 것을, 왜 엉뚱한 이유를 대면서 그리들 하는지.

말하자면, 서로 삿대질만 하는 꼴이지요? 무슨 악순환의 연속극도 아니고...^^


인력사무소를 다녀보니 알게 된 것이 또 있는데요.

겨우 위에 가보면 또 그 위가 있듯이, 바닥이라 생각했는데 더 밑에 바닥이 또 있더라는 것 말입니다. 

아직 변화를 겪어보지 못한 사람이거나, 아직 경험이 적은 젊은 사람들은 잘 모를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좀 살아보신 분들 안그렇던가요? 

 

나는 바닥이라 생각하고 갔는데, 가보니 그 안에서조차도 인정받는 부류와 못 받는 부류가 또 있더군요. 

내가 거지꼴이라 생각했는데, 나보다 더한 거지꼴인 사람이 또 있고....

하기사 세상은 모든 것이 그저 상대적일 뿐이지요? ^^

 

아무튼 저로서는 실로 오랜만의 다양한 사람 구경이었고, 다양한 곳에서의 다양한 방식도 견문했던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답니다. 

자연스레 내 지나간 일도 다시 바라보는 시간이기도 했고요. 

 

왜 내 시야가 좁아졌던 것일까....

나의 실패는 어디에서부터 일어났던 일이었나......

 

왜 그런 말 있지 않습니까. 

'생에서 일어난 좋지 않은 일은 그것을 통해서 배울 기회가 온 것이다" 라던 가요. 

 

짚이는 것이 있더군요. 

 

통장에 몇 천씩 우습게 들락거려도 전혀 행복하지 못했던 것은.... 통장에 꼴랑 몇만원만 들어와도 그리 행복했던 것은....

 

결국에는 내가 가진 조건이나 상황이 아닌, 태도의 문제였더라는 것. 

무엇을 바라보고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 하는 것은 결국 내 마음가짐이었다는 것. 

 

혹시 이 글을 보고 계신다면, 지금 본인이 가지고 있는 불평, 불만을 한번 떠올려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그러한가?" 하고요....

 

그것이 나의 교만은, 나의 오해는, 나의 고집은 아닌가.

그리고 그런 것이 쌓이고 쌓여 어떤 결과를 몰고오는 것인가....


지나고 나서야 떠오르는 그 시구가 있지요? ^^

지금 아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ㅎㅎ 

 

쓰다 보니 생각난 게 또 있는데, 그건 다음에 실어볼게요. 

인간사 모를 일이라, 이 글을 보는 분 중에 혹시라도 인력사무소 가려고 하는 분에게, 작은 힌트라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힘내시라는 말씀도 함께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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