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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 이 책 어떠세요?

티벳 사자(死者)의 서(書) - 제발 쪼옴, 죽을 줄 알고 살아가세요. 지금 뭐하세요?

by 행복살이 2024.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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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책장 정리를 하다, 눈에 띄어 이번에 다시 한번 펼쳐 보았습니다. 
궁금했거든요. 
'몇년 전의 그 느낌에서 나는 얼마나 성장했는가?' 하는 궁금증이 생겨서요. 
 
시작합니다. 


우선, '몇 년 전의 그 느낌'에 대해서 말씀드려야겠지요?
 
이 책을 접했을 당시에는, 뭔가 대단히 대단하고, 약간 좀 의아하기도 하고, 긴가민가 이게 맞는 건가 싶기도 하고...
말하자면, 그 당시의 나는 정작 마음이란 놈의 공부는 시작했으되, 그때까지도 공부 이전의 관념들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던 시기였었습니다.
 
벌써 오육년 전이었던 것 같네요. 
당시 온갖 질문덩어리 생기는 대로 들고선, 멀고 가까움도 없이 수시로 찾아뵈었던 스님이 계셨습니다. 
'파드마 삼바바'라는 큰 스님 당연히 알고계시리라 생각했고, 이 책의 내용 또한 맞는가 아닌가, 어찌 보아야 하는가 등등 물어볼 것이 많았으니까요. 
 
그런데.
스님을 뵙고 난 후, 며칠을 저는 더욱 더 혼란함으로 헤매게 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제 기대와는 달리 스님께서는 심드렁~한 반응을 보이셨거든요. 
이 책을 당시에 한 이십년전쯤에 보셔서, 이제 기억도 잘 안 난다고 하시면서.
제게 약간의 음....이하 생략합니다. ㅎㅎ
 
일부러 제게 설명다운 설명을 안 하신 뜻이 있으리라 생각은 했지만, 당시에는 며칠을 갑갑함으로 때울 수밖에 없었답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아마도 별것도 아닌 걸로 호들갑 떠는 저에게 벌(?) 같은 숙제로 내버려 두셨던가 합니다. 
 
그렇습니다. 
돌아보면, 저 스스로 원하는 대답을 가지고 말을 꺼내고, 그 답이 나오지않아 스스로 실망했을 뿐이었지요. 
책이랍시고 권위를 스스로 부여하고, 대단하다는 말에 스스로 권위를 부여하고...
그리고는 그것에 대해 스스로 기대를 만들고...
 
여전히 과거습관을 못버린, 그저 어리석은 녀석이었을 뿐이었던 그때의 나.
그렇게 흑역사의 한페이지를 또 써 내려갔던 것입니다.  
 
 
자, 그럼 지금의 내가 다시 본 '티벳 사자의 서'는 어떠했을까요?
 
네. 
오늘 오후 시간을 함께 한 책은..... 참 이상하지요?
 
저도 그냥 심드렁~ 했습니다. 
 
한번 봤던 책이라 내용을 알아서 그럴까요? 
 
택도 없지요. 
다시 바라본 지금의 나에게, 이제는 이 책의 메시지가 너무나 명확하게 눈에 들어왔으니까요.
그리고, 그 메시지는 부처님을 뵌 이후로 자연스레 계속 가슴속에 새기고 또 새기는 그런 내용들이었으니까요. 
 
그 내용이 뭐냐고요? 
본인이 직접 알아보세요. 
자기 밥은 자기가 먹어야 자기 배가 부른다고 하셨던 어느 큰 스님의 말씀만 인용합니다.
 
그건 그렇고, 오늘도 책 내용 한마디로 정리해봅니다. 

~  업경대(業鏡臺)  ~

 
저승 가면 염라대왕님이 떡 하니 "저놈 생전에 했던 짓을 몽땅 비추어보아라~~" 한다지요?
그야말로 그 무엇 하나 숨길래도 숨길 수 없는, 행한 짓의 티끌만 한 잡티 그 속마음까지 다 찾아낸다던가요?
이 책에도 중간에 저런 표현이 나옵니다. 
빛을 따라가지 못하는 중음신(사념체)을 인도하기 위한 과정 중에요.(궁금하신 분은 당연히 일독 권합니다.)
 
허나 실은, 업경대라는 거울이 정말 있고없고가 어디 중요하겠습니까.
자기 마음이 이미 업경대 그 자체라는 사실부터 깨달아야지요!
 
다시 보니 그렇습니다. 
이미 빛이 되기로 결심한 자, 빛을 잊지 않기로 한 자, 끝없이 의식을 넘어 무의식너머까지 그 빛을 새기는 자. 
그들에게는 떠날 때에 책 속의 그런 과정들은 그저 잔소리일 뿐이겠지요. 
도인들은 아마도 이러지 싶습니다. 
"아이고~ 나는 잘 떠나니, 니들이나 잘하거라~" 하면서요. ㅎㅎ


오늘은 책 속의 자잘한 내용이나 표현들은 넣지 않았습니다. 
그런 것들로 따질 내용이 아니니까요. 
혹시 애기들 숙제로 이 책이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면 애기들에게는 좀 미안한 하루가 되겠지만 할 수 없지요. 
"체득" 혹은 "행증"에 관해서는 엄격할 수밖에요. 
 
이제야 당시의 스님께서 내보이셨던 것들이 조금은 이해되는 마음이니, 저도 조금은 더 자라났나 싶었습니다.
아주 조금이지만. 
 
실은 그렇습니다. 
책의 절반을 넘게 차지하는 온갖 종류의 해설이니, 서설이니....
이번에 그 서론들까지 다시 본 것은 아니지만, 제대로 보려는 분들은 차라리 그 해설들 다 넘기고 그냥 바로 본문부터 보기를 권해봅니다. 
 
온갖 것들 없어도, 직관(直觀)이 더 중요한 책이니까요. 
그 후에, 부차적인 것들은 보아도 되지 않나 합니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글자에 넘어가지 마시기를....
 
요즘 누구나 다들 참 어렵다고들 합니다. 
저 또한 사람같지 않은 것들 바라보면서, 저것들 언제 사람 될까 하기도 합니다. 
너나없이 때 되면 가는 줄도 모르고, 그저 눈앞의 탐욕에 눈이 멀었으니...
 
언제쯤이면 사람들이 지금보다 더 길고 넓은 시야를 가지게 될는지요. 
죽음을 더 가까이할수록, 삶이 더 가까워진다는 것을, 비로소 제대로 살아진다는 것을.
 
들고 갈 수나 있으면 모를까, 갈 때가 됐는데 정작 못 가져가니 더 억울하고 원통하고, 그때서야 엄습하는 온갖 공포와 지금보다 더한 집착에...
그때 돼서 울고불고해봐야 기껏 집착을 못 놓은 잡귀나 죗값 치르러 지옥 갈 일만 남을 텐데, 한편으론 불쌍하지요. 
 
이것이 있어, 저것이 생기는 것을 누군들 어찌할까요.  
다만 한 분이라도 더, 부디부디 더 많은 분들이 새로이 눈을 뜨시고, 앞으로는 더 행복해지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네.
변함없이 오늘도 행복한 하루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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