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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유감 - 차 한잔 하고 가세요.

개천절(開天節)의 유래와 의미에 대해서.

by 행복살이 2021.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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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연휴에 바쁜 일이 모여서 이제야 좀 앉아 봅니다.
우리 국경일이라고 하면 보통 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이렇게 5대 국경일이라고들 하지요.
그런데 가만 살펴보면 근대의 국경일과 한글날은 유래를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날이지만 개천절은 잠시 생각을 좀 해봐야 아는 날이지 싶은데요. (국사 시간에 졸으셨던 분들... 응? 뜨끔!! 🤣)
이미 어제였지만 그래도 적어봅니다.
개천절, 잠시 살펴보시지요.


[참고 1] 개천절

매년 양력 10월 3일로 지정된 국가 기념일로서 1대 단군인 단군 왕검의 고조선 건국을 기념하여 만들어짐.
정확히 고조선을 건국한 날짜의 의미가 아니라 단군을 기린 제사 혹은 하늘에 제를 지낸 날에서 기원함.

그레고리력 기준으로 올해 2021년은 단기 4354년으로서 기원전 2333년을 단기 1년으로 봄.
기록상 이승휴의 제왕운기 기록 기준으로 추론한 연대.(역사서별로 년대의 차이가 조금씩 있음.)

1. 개천절의 유래.

개천(開天), 즉 하늘이 열렸다는 뜻은 보통 하나의 나라(혹은 민족)가 만들어졌다는 뜻으로 해석을 합니다.
상고시대부터 이어진 하늘에 제사를 지낸다는 의미는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지요.
하면 어째서 이 날이 국경일이 되었을까요?

여기에는 역사적인 배경이 있는데요.

조선 후기에는 평안도나 함경도 등지에서 매년 음력 10월 3일에 단군에게 제사를 올리는 '향산제'라는 풍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 보면, 조선왕조실록 태조실록에도 언급된 기록이 있고요.
"조선의 단군은 동방에서 처음으로 천명을 받은 임금으로 평양부로 하여금 때에 따라 제사를 드리게 할 것입니다."

여기서 쭈욱 더 거슬러 올라가 보면 고구려의 동맹, 부여의 영고, 동예의 무천, 마한과 변한의 계음 등의 행사로 고조선 이후에도 계속 이어져왔다고 합니다.
오늘날 태백산, 마니산, 강화도 등에 있는 것들이 그 흔적들이라고 보시면 되겠네요.

이것이 일제 강점기에 이르러 "대종교"라는 민족 종교 단체가 만들어지는데, 이 단체에서도 음력 10월 3일에 경축 행사를 하게 되었고 이것이 개천절을 기념으로 하는 것에 큰 영향을 주었는데요.

[참고2] 민족종교 대종교(大倧敎)란?

(원래 일반적인 종교의 의미는 마루 종(宗)에 가르칠 교(敎)를 써서 '위없는 가르침' '최상의 가르침'이라는 뜻인데 반해,
이 단체에서 쓰는 '종'자는 상고신인 종(倧)을 씁니다.
말그대로 풀이해보면, "큰 상고의(上古, 고대의) 신인(神人)의 가르침" 정도로 풀이해볼 수 있겠습니다.)

대종교의 입장에서 주신은 '상제', 곧 하느님이고요 환인, 환웅, 단군을 한얼님으로, 쉽게 말해서 단군은 예수님 쯤 된다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한데, 시기가 시기인지라 일제에 의해 종교단체로 위장한 독립운동 단체로 규정을 받고 탄압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연혁은 생략합니다만, 원래 이 종교의 창시자인 '나 철' 선생님은 조선 말기에 강제 병합 시기부터 을사오적 암살 시도 등 갖은 개인적 노력이 다 허사가 되자, 몇몇의 힘으로 될 수 없다는 생각으로 "민족 정신"을 세워야 한다는 뜻을 가지게 되었다는데요.
(관심있는 분은 검색해보시기 바랍니다.)

실제로 청산리대첩의 주역인 '북로군정서'의 대부분 장병들이 이 대종교인들이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일제 때 독립투사의 상당수가 대종교인들이었다고도 하는데요, 이후 상해임시정부의 의원들 35명 중에 28명이 이 대종교인들이었다 합니다.

해방 이후 정점을 맞이하게 되는 대종교는 50년대 후반에 교도 수가 60만을 넘었다고 하며, 삼일신고, 천부경, 규원사화, 환단고기 등의 역사서도 보급시켰다고 합니다.

원래 탄압으로 북간도로 중국으로 옮겼던 대종교는 환국 이후 민족 종교의 적통으로서 초대 정부의 제 1 교단으로 등록되었다고 하는데요.

당시 대종교의 지식인으로 안호상 초대 문교부 장관이 있었고, 교육이념에 "홍익인간"이 채택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단군 연호와 개천절, 한글 전용 등이 시행되었다는데요.

오늘날 홍익대, 단국대, 경희대 또한 대종교인들에 의해 설립된 대학으로 현재까지 남아있습니다.

이제는 신도도 얼마없는 군소종교로 치부되지만, 강점기와 해방 이후 우리 근대사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단체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자료 조사를 하다보니, 나철 선생님의 행적과 대종교가 끼친 영향이 정말 놀라울 정도였는데요.

나철 선생님 생가와 기념관이 있는 보성으로 나들이 가게 되면 꼭 한번 들러봐야겠다 싶었습니다.

특히 "홍익인간"의 교육이념이 여기서 채택되었구나... 싶은 사실에 잠시 생각에 잠기게 되었답니다.
대종교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종교의 개념보다는 일종의 민족정신 함양의 성격으로 만들었다 이해하시면 될 듯합니다. -

다시 본론으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당시에도 음력 10월 3일을 기념하여 경축하였는데, 다만 대종교의 개천절로 단군을 신격화하는 대종교와는 차별을 두어, "대황조 성탄 및 건국 기원절"로 명명하였다고 합니다.
줄여서 건국 기원절로 하다가 후기에 개천절로 바꾸어 불렀다고 하네요.

이것을 1949년에 국경일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면서, 당시 문교부에서 음력을 양력으로 환산할 수 있는가 검토하다가 당시로는 불가하며 굳이 날짜는 의미가 없다는 설이 힘을 얻어 양력 10월 3일을 개천절로 정하였다 합니다.
(1949년 10월 1일에 법률 53호로 '국경일에 관한 법률'로 공표됨.)

당시에 몇천 년 전의 음력 날짜를 양력으로 계산하기가 쉽지 않았겠지요.
산술적 계산뿐만 아니라 이른바 고대의 역법 기준 자체도 알 수 없었을 테니까요. 오늘날의 그레고리력도 16세기 말에 만들어진 것이니...

2. 개천절의 의미.

첫 번째로 우리나라의 시조라 할 수 있는 단군 할아버지에 관한 역사성을 상기하는데 의미가 있다 하겠습니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비록 어제의 일처럼 확연하게 나와있는 세세한 것들이 없다 하더라도, 면면히 전해져 내려오는 풍습이라는 것이 있지요.
(개인적으로야 역사적인 고증을 위한 땅이 지금은 다른 나라 땅으로 되어있으니 그게 아쉽기는 합니다만, 좋은 날이 오겠지요. 수레바퀴는 계속 굴러가니까요.)

조상을 잊지 않는다는 것은 곧 자신(민족)의 정체성을 알고 있다는 것이겠고, 세계화 속에서도 자신의 존재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뜻하겠지요.
아, 오늘날의 제사 같은 형식적인 일을 말씀드리는 게 아닙니다. ㅎㅎ.

아픈 근대사가 그것이 없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이미 말해주고 있지 않습니까?

절망의 조선 말기...
하마터면 성씨가 앞밭이니 뒷산이니 옆집이니 그따위 개 같은 성씨가 될 뻔하지 않았던가요...

두 번째는 바로 그 아픈 근대사에 있어서 개천절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의미로 사용되었으며 이어져왔던가에 의미가 있다 생각합니다.

고려 시대에도 몽고 침략 시기에 일어났다고 하고, 일제 시대에도 단군 할아버지의 힘은 발휘되었다(?)고 할까요?
어려운 시기마다 일어난 그 정신의 뿌리는 무엇이었을까요?

오늘날 이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 공인된 지금, 당시의 그런 노력들이 없었다면 지금 어떻게 되어있었을까요?
아픈 시기의 그 많은 분들의 노력들과 애씀을 기억하는 날로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이는 후대에도 계속 이어져야 할 것이니 국경일로 정해지는 것이 옳다 싶었습니다.


예전에 단군상을 부숴버리고, 거기다가 온갖 칠을 하던 무리들이 있었지요.
지금도 여전히 일각에서는 "그거 특정 종교에서 나온 거 아니냐"라고 하면서 개천절을 폄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형적인 하나 밖에 모르는 사람들.
원래 없던 것을 만들어낸 것도 아닌데, 역사에 무지한 사람들이라고 할 밖에 없지만...
참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대종교를 참고로 하면서도, 굳이 한자말 풀이를 집어넣은 이유가 저것입니다.
풀이하면서도 참 다행한 일이다 싶었습니다.
만약 글자마저 똑같았다면 얼마나 난리였을까 싶었거든요.

언제나 '가르침'은 아무 문제없건만, 그걸 자기 좋은 것에만 써먹으려는 '인간'들이 문제지요.

이쯤에서 이제 마무리합니다.
오늘 포스팅은 어떠셨는지요?

국경일이 왜 국경일인가 하는 의미보다, 그저 쉬는 휴일이라는 인식이 많아지는 요즘.
한 번쯤 그 의미에 대해서 알아보는 것도 참 좋은 시간이 되리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

오늘도 행복한 하루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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