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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유감 - 차 한잔 하고 가세요.

해루질 동호회(??) - 여전한 바다에 대한 인식의 단면.

by 행복살이 2022.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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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쓸하더군요.
뉴스라는 놈을 안 보면 그만일텐데, 세상 돌아가는 것 안 볼 수는 없어 보다 보니...
제주도에선 해녀들과 그 동호회(?)라는 곳에서 싸움까지 일어났다는 소식이 들려서 내친김에 잔소리 좀 적어보려고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https://youtu.be/fiIVelikKO8


벌써 며칠 지난 소식인데요.
음....
왜 씁쓸한 느낌이 들었던가를 곱씹어 보니, 어린 시절의 기억 하나가 떠올라서 그랬던 모양입니다.

잠시 그때로 돌아가 볼게요.

제가 코찔찔이였던 그 때, 굴을 채취하려면 추운 한겨울 아니고선 채취를 못했었지요.
지금 사람들에게 자연산 굴이다 하면 침부터 질질 흘리겠지만, 그 당시에는 양식이니 산업화니 없던 시절이었으니까요.

한겨울 갯가가 얼마나 추운지는 안있어본 사람은 모르지요.

그 추운 날, 할머니는 그거 캐다가 장에 내다팔려고 새벽부터 물때맞춰 내도록 갯가에 쭈그리고 굴을 캐곤 하셨습니다.
육지 가는 도선 시간 맞춰서 겨우 타고서 내다파는 날...
그날은 마침 저도 따라가게 되었는데요.

이제 육지 도착해서 내려려던 찰나.

살얼음이 끼었던 갑판에 그만, 그 작은 대야에 담아두었던 굴을 다 쏟아버린 할머니...
나무 갑판은 살얼음이 오히려 더 안보인답니다. 그저 물에 젖은 듯 좀 더 짙어보일 뿐이지요.

할머니랑 저는 내리는 사람들이 혹시라도 밟을까, 맨손으로 쓸어담고, 주워 담고.

기억만은 여전하네요. 그 서럽게 주름진 할머니 얼굴과 거칠었던 손마디...

에휴, 참...😊


저 뉴스를 보고선 처음 들었던 생각이.

"해루질이 동호회까지 만들어서 할 성격의 것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은 어디나 똑같아서, 시골 촌놈이 있듯이 도시 촌놈도 있지요.
이제는 철 지난 우스개지만 "쌀나무"로 대변되는...

시스템을 이해 못 하는 사람 정도로 풀이를 하면 될까요?

아무튼.
굳이 풀어보자면.

해루질이니 서리니 그것이 허용되었던 이유는,
그 행위들이 해당 공동체의 생업이나 생산에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것이기 때문에 허용이 되고 이해가 되었던 것일 텐데요.


간단히 말해서, "적당히, 폐 끼치지 않을 정도"의 범위 내였던 것이지요.

뿐만 아니라, 당사자들이 공동체 범위 내의 "기여"를 주고받는 구성원이기도 했고요.

이걸 이해못하고, 그저 "낭만"부터 쫓으니...
(미디어의 단면만을 보고선, 하여튼 미디어 놈들이 문제예요. 자극만 찾아서 보내기 바쁘니.)

어떻게 이게 동호회라는 단체가 만들어지는 성격의 것인지, 저로선 여전히 이해가 안됩니다만.

저 동호회 분들에게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그게 단체로 만들어 할 짓이냐고요.

바다라서 감이 잘 안오는 분들에게 비유를 해보자면,
봄철에 동네 쑥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이 쑥을 캐러 무려 동호회(?)가 와서 쑥을 캐간다 생각을 해보세요.

아파트 단지 화단에 쑥이 난다고 수십명의 동호회가 왔어요.

어떨 것 같으세요?


식물은 제자리에나 있지, 살아 움직이는 동물이 구역 정해놨다고 그 안에서만 있나요?
아무런 기여도 없이 그저 가져가려는 심보나 다름없지요?


네...

그렇다고 마냥 그분들 뭐라 할 문제만은 아니기도 합니다.
어찌 됐든, 양쪽에서 원만한 해결이 되기를 바라고요.

이제는 더 늦기 전에 제도화가 나와야 될 시점이다 싶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산이나 들에 관해선 제법 관련 법령이나 규칙들이 정비되는 것을 봅니다만.
바다에 관해선 아직도 미비한 것들이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인식이 아직 미치지 못한 탓이겠지요.

관련 생업에 종사하는 분들에게는 죄송한 이야기가 되겠습니다만.

낚시나 이러한 해산물 채취 분야.
이제 면허제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친구놈들과 잡담할 때 늘 그럽니다.

"산도 휴식년제가 있는데, 왜 바다는 휴식년제 안하느냐"고요.
"2년만 휴식해도 바다에 고기떼들로 넘쳐날거다"라고는 합니다만.

네. 실현 불가능일겁니다. ㅎㅎ.


인식 전환 교육과 제도화. 그리고 그를 통한 선순환으로.
부디 좋은 날들이 오기를 바라면서 정리합니다.

좀 아쉽더군요.
저 동호회 분들이, 치어 방류라던가 해안 쓰레기 청소라던가 이런 활동들은 했던 것인가? 하는...

오늘도 행복한 하루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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